[황의식 칼럼]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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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7월 4일부터 TV·스마트폰의 유기EL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과정에 꼭 필요한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 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는데 수출규제 3개 품목 중 하나인 리지스트는 8일 수출허가를 했다. 이어서 일본은 8월 2일,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어서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 규제가 강화되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월 28일 발간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산업에서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이고 총 수입액은 27억8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로 집계되어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열위인 항목이 많아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하면 경제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일본의 수출규제대책회의에서 기업 관계자들은 “사실 몇 년 전부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완성품에서의 경쟁력과 별개로 소재나 장비 단계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방관하다가 결국 무방비 상태에서 제대로 당한 것이다”, “특히 핵심 소재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본 쪽의 품질 등을 대신할 곳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무관심해왔던 게 사실이다”이라는 말로 미래를 예측은 하였으나 대비하지 않음으로 위기를 맞게 되었음을 말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8월 1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대책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재 부품 산업의 열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일본의 수출보복 예상 품목과 관련 품목의 국산화 대책에 대해 6개월, 1년 이내 단기적으로 안정화시켜야 할 품목, 최대 5년 정도까지 성과를 내야할 품목 등 여러 단계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국가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성장지향주의적 사고, 현실 이익중심산업 치중, 안이한 정책과 방관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봉책(彌縫策)을 썼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중국관광객 특수를 맞이할 때 저가관광에서 차별화된 관광과 중국 외 외국관광객 유치에 힘을 기울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도 마찬가지 예이다. 정부가 지속가능한 국가산업발전방안을 수립하고 균형발전적인 산업투자유치와 수출입다변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산업경제구조와 체제를 만들었다면 이와 같은 사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 삼아 민관이 힘을 모아 지혜를 짜낸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오나라 주유 진영이 조조의 백만 대군과 싸울 때, 주유 진영의 황개라는 장수가 일부러 가혹한 고문을 받은 뒤 거짓으로 항복하여 조조의 신임을 얻고 황개는 조조에게 모든 배를 통으로 묶게 함으로써 화공(火攻)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여서 단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황개처럼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정부와 국민들이 고육책(苦肉策)을 함께 쓴다면 일본을 이길 수 있고 지속가능한 국가산업경제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수출입다변화의 고육책을, 국민은 불매운동과 여행안가기 등의 고육책을 쓰면 어떨까 싶다. 우리 제주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다면 도정과 의정은 뜻을 모아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육정책(苦肉政策)도 만들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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