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 철 수

톳 채취하는 전흘마을(우도 오봉리) 주민들

김 철 수

 

▲ ⓒ일간제주

톳(1) 체취하려 나옵서(동장 방송)

이날따라 파도가 하얀 머리를 풀고

우리들을 바다로 부른다.

바다로 가는 아낙네들 미소가 아름다워

 

파란하늘아래 자태를 살리며

돌 위에 들꽃처럼

밀물 썰물 따라서 수다를 떨며

파도 웃음소리 넘실댄다.

톳 자란 곳 찾아 미끄러운 발걸음

아기걸음 조심조심 걸어 다니면

짠물이 사정없이 눈을 때리고

바람이 불어 파도가 비 오듯

바라보면 춤을 추는 톳 나물들

 

톳 속에 당신과 나는 함께 할 수 있고

사랑을 논하듯 서로 함께 앉아 작업을 한다.

 

톳 담는 일은 혼자하기 어려워 2인 1조

생체로 마대 속에 묻혀버린 애원

수심(水深)에 뿌리내린 톳 나물들

열심히 일하는 아낙네들은 시간에 두려워

바람결에 바지 끈 풀려 등 보이는 줄도 모르고

톳 마대 가득 채워 물결을 뒤로 돌려

허리 펴며 사방을 둘려보며 잠깐 쉬는데

지는 사람 등에 마대 메고 돌담길 조심조심

 

과거 원담(2)이 무너져 지금은 톨 밭이 되고

파도는 일렁이고 톳 향기 호흡과 함께

담는 이 바라보면 눈시울에 이슬이 맺힌다.

 

톳 찾아 하얀 물위를 걸으니

어린 지난시절 발길의 흔적

그래도 기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

쓸쓸히 해 넘어 마지막 한 점

아름다운 황혼이 노을되리라

이제는 저물어가는 인생

 

코끝을 찌르는 향기에 취해

내손에 들려있는 무거운 그는

태양은 숨어보고 바람은 흔들이고

돌멩이 위 숨어있는 곳 찾아보면

그는 나를 보고 있다.

 

영원히 나이 것이 될 수 없는 톳 한 포기

오랜 세월 속 바위에 잡초같이 자라

끊임없이 이어온 포자가 뿌리를 뻗쳐

바람과 파도를 쳐도 참고 자란다.

 

허리아파 하늘 처다 보니

구름 속 먹장구름이 엉키고 있어

한 가닥 지나가는 빗방울이 지만

하나 둘 비방울이 떨러진다고 외치니

톳 거두러 뛰어가는 동네 아낙네들

작업의 시간은 공동체예술이란 것을

 

우리 모두 얼싸안고 춤을 추는 동네사람

행복하고 꽃피는 마을 마음의 그날이

(1): 톳은 식용인 갈조류해초이고 톳 나물로 알려져 있으며, 돗 채취 하는 날은 물때주기로 부락에서 체취 날을 정하여 부락장이 방송을 통하여 호당1인-2인이 참여하여 작업을 시작하며, 이날은 마을 공동체 작업을 한다. (톳 성분 : 칼슘, 요오드, 철분, 마그네슘 등) ㅣ글쓴이 2일 직접체험ㅣ

(2): 원담: 과거에 멸치 때가 들어오는 장소에 주민들 공동으로 원형 돌담을 만들어 멸치를 가둬놓은 장소 이다. 밀물 때 바닷물 따라 멸치 때가 들어와 썰물 때 나가지 못하여 돌담 안에(원담) 갇이게 하여 부락주민들이 그물로 만든 멸치채(족바지)를 사용하여 멸치를 잡았다.

(우도면 오봉리 전흘마을 원담(3곳): 큰(범위가 크다)원담, 족은(범위가 작은)원담, 망루(봉수대) 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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