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의회 본회의 시 상정 보류된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다시 도의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제주도는 시설 종사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공공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한편,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영버스 ▲주차시설 ▲환경시설 ▲하수․위생처리시설 4개 분야를 위탁 관리할 제주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재정여건 악화에 따른 막대한 설립 비용 등 재원부담 가중』

도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으로 전국 최하위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상황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소외계층에 투자할 재원조차 부족하다고 하면서 그 효과를 확실히 담보하지도 못할 시설공단 설립을 위해 막대한 비용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요원한 가운데 경기침체와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지방세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내국세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전체 지방교부세의 3%를 배분 받는 제주의 지방교부세도 줄어들게 되어 그 어느 때보다 재정압박이 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들의 충분한 동의 없는 시설공단 설립 중단하라.』

과거 노동환경의 유연화,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공공분야 위탁 경영만이 해법인 양 모든 지자체에서 시설공단 설립을 추진한 때가 있었지만 각종 채용비리와 시설관리 부실, 방만 경영 등 운영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공단 설립 시 사실상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투명한 공단 임직원의 채용에 대한 원칙이 담보되지 않는 한 앞서 제기한 문제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시설 노동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전적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 지도 의문이다.

공단으로의 전적을 원하지 않을 경우 제주도의 정원은 과원이 되고 공단은 부족한 인력에 대하여 신규채용을 실시하여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재정효율화는커녕 제주도의 인건비 부담이 오히려 증가하고 조직은 비대화 하는 등 문제점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도정에서는 퇴직으로 자연 감소되는 인력과 시설공단 관련 인력을 결원부서로 배치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업무 특성을 전혀 고려치 않고 단순히 빈자리를 메꾸는 단순한 셈법으로 풀어가고 있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지방공사와 달리 공단은 공공기관의 대행기관으로 전액 도에서 출자하는 사실상의 대행 사업비를 재원으로 하고 있어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님에도 시설공단 설립의 실익이 있는 지 의문이다.

『도민공감대 형성 없는 시설공단 설립 중단하라.』

과연 시설 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도민이 얼마인가?

설립 필요성은 고사하고 어떤 분야에 대해 논의가 나오고 있는 지조차 모르는 도민이 적지 않다.

일단 추진하고 나서 나중에 도민에게 당위성을 알려 나가려고 설립을 전제로 무리한 추진을 한다면 자칫 제2공항과 같은 상황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제주 시설공단의 설립은 시급히 처리해야할 것이 아니라 신중히 처리해야할 사안이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고, 중단되면 도민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교통, 환경, 쓰레기 등의 사업을 충분한 논의 없이 시설공단으로 이관하여 추진하기 보다는 도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질 좋은 서비스를 도민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19를 어떻게 이겨내고 제주지역의 경제를 어떻게 살려낼지를 더 고민할 때』

코로나19의 극복과 지역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다.

제주도의회는 더 이상 제주도민들의 공공이익과 편익에 반하는 무분별한 시설공단 설립 추진 조례안을 당장 폐기하고 도민의 목소리와 공단 편입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귀를 열고 들어야 할 것이다.

2020. 10. 13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직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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