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식 칼럼]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기대하며

▲ ⓒ일간제주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s Theory)이 있다.

길을 걷다보면 건물의 유리창이 여러 개 깨져 있는 것을 보기도 하고 폐자전거들이 한데 모여져 있다거나 쓰레기 더미가 한 구석에 쌓여져 있는 것을 보기도 했을 것이다.

이것은 처음 깨진 유리를 빠른 시간 내에 갈아 끼우지 않아서 관리가 안 되는 건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도 돌을 던져 깨고 이 같은 행위가 이어졌던 것이다.

폐자전거나 쓰레기도 누군가 한 곳에 버렸는데 어느 누구도 치우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 곳이 자연스럽게 쓰레기장이 되고 만 것이다.

작은 문제가 방치되면 나비효과로 인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부른다.

사소한 문제나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가 된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비단 범죄 현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생활일상에도 적용된다.

여행객들이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로 1980년대 지하철의 치안 상태가 좋지 않았던 뉴욕시였다.

깨진 유리창의 이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지하철 내의 낙서를 모두 지웠고 그 결과 지하철에서의 사건사고가 급감하였다고 한다.

2012년 10월에 서울시는 노숙인들이 많던 서울역 부근에 국화꽃 화분으로 꽃 거리를 조성했고 이후 깨끗한 거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시도 기초질서시민지킴이 캠페인이 시행된 이후 도시 환경 전반이 깨끗해 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노형동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우편집중국 남쪽 길의 제일고등학교 북쪽 담장 아래쪽은 오래 전부터 깨진 유리창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적고 인도가 없는 도로 양 옆으로는 차량들을 주차해 버린다.

온갖 쓰레기들을 지나는 사람들이나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버리고 밤에는 음습하여 음료, 음식물 찌꺼기 담배꽁초 등을 버리는 우범지대로 전락되어 있었다.

‘주민을 행복하게! 노형을 아름답게!’란 사업기조로 활동 중인 노형동주민자치위원회는 이전 기수 때부터 펼쳐오던 환경정화 활동을 펼쳐오던 중에 제일고 북쪽 지역의 깨진 유리창을 갈아 끼우기로 임원들이 중지를 모았고 현장답사를 하고 학교장 면담과 도교육청 관계자를 만나기로 하였다.

▲ 제일고북쪽 담장 밑 노형동주민자치위원회 환경정화 캠페인ⓒ일간제주

노형동주민자치위원회, 노형동주민센터, 교육청, 제일고등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토지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 지를 확인한 결과, 7-80% 교육청, 2-30% 제주시에 소유권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문제점으로는 도로가 있지만 인도가 없다는 점과 인도가 되어야 할 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다는 점, 수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악취를 풍기고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는 점, 청소년과 주민들의 정서와 환경에 좋지 않다는 점, 토지가 제주시 일부와 교육청 일부 소유라는 점 등을 확인하였다.

참석자들은 현장을 답사하면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 방안을 함께 찾기로 하였다.

▲ 좌로부터 일고 북쪽 담장 밑 현장답사, 노형동주민자치위원회 제일고등학교장 면담ⓒ일간제주

노형동주민자치위원회는 제주시와 교육청 그리고 주민들이 협력해서 현장을 깨끗한 곳으로 만들어 깨진 유리창을 보수함으로써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자는 주문을 하고 있다.

깨진 유리창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보수하려는 주인의식을 가질 때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기대하며...

▲ 황의식 칼럼니스트ⓒ일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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