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식 칼럼]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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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시즌이 가까워지다 보니 각종 행사에 참석하다보면 명함을 돌리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동안 정치가 보여준 모습은 이합집단, 패거리 집단, 정의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당리당략만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인 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명함을 받을 때 설렘과 기대가 적어지는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오늘부터는 지속가능한 정치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과연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생뚱맞은 소리인지 모르지만 나는 짬뽕이 몹시 당기는 날이 있다. 그런데 어떤 날은 쫄깃쫄깃한 자장면이 먹고 싶은 날도 있다. 간혹 둘 다 먹고 싶어지는 날에는 주인장에게 “혹시 짬짜면 돼요?”하고 묻는다. 어느 날에는 짬뽕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다른 사람이 자장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나서는 자장면을 시킬 때도 있다. 경험 해 본 사람은 이해가 될 것이다. 나는 짬뽕도 자장면도 다 좋아하는 데 어느 것 하나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짬뽕을 좋아한다면 자장면을 좋아하는 사람을 나쁘다거나 잘못된 사람이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이상한 질문을 하는 것 같겠지만 상대방의 정치성향에 대해서는 그런 이상한 생각이나 판단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늘을 나는 새에게 있어서 날개란 하늘을 나는 새로서의 가치를 뽐내는 가치실현의 도구다. 새는 두 날개가 다 정상이어야만 날 수 있다. 그런데 날지 못하는 새를 유심히 살펴보면 날개가 아닌 몸통이나 혹은 다리를 다쳤을 때도 착지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날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일 하늘을 볼 때마다 새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가치를 뽐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치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면, 수많은 정치학자들은 여러 말로 설명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필자는 정치의 가치를 간단하게 자유와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의 가치실현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유는 보수가 추구하는 이념이고 평등은 진보가 추구하는 이념이다. 자유와 평등은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어느 한쪽이 크거나 힘의 균형을 잃어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한 자리를 맴돌거나 힘겹게 날게 된다. 자유는 옳고 평등은 틀렸다하거나 진보가 옳고 보수는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념에 있어서 진보와 보수는 새의 두 날개와도 같다.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헷갈린다. 어렵게 생각되고 헷갈리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첫째 진보와 보수 구분은 가치보다는 각 사람의 감성과 자신의 이익과 관련이 있어서이다. 둘째 혈연, 학연, 지연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본래의 가치를 상쇄(相殺)시킨다는 점이다. 셋째 사람은 저마다 각 분야나 사안에 따라 다른 정치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새의 날개가 하늘을 나는 가치를 실현시키려면 새의 몸통이 건강을 유지해야만 하듯이 정치에서도 새의 몸통 역할인 중도층이 건강하고 두터워져야 건강하고 합리적인 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 군·소 정당들과 중도정당이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가 건강한 정치이다.

두 날개와 몸통이 건강한 새가 잘 나는 것 같이, 진보와 보수 그리고 중도가 합리적인 결정을 만들어 가야 한다. 헤겔의 정·반·합 이론을 생각해 보자. 헤겔은 변증법적 역사 발전 이론에서 인간의 이성은 역사 속에서 끝없이 발전해 간다고 한다. 하나의 주장이 나오면 그 문제점을 지적하여 반대 주장이 나와 대립하게 되고 이 갈등이 지속되게 되면 두 주장의 장점들을 어느 정도 함께 수용하는 제3의 절충안이 나와서 이 둘을 종합하게 되는데 이러한 체계가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존중받고 중도층이 조율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만들어내는 정치, 정·반·합을 지향하는 정치가 지속가능한 정치가 될 것이다. 다음에는 보수와 진보와 가치를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하겠다.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를 기대하며...

▲ 황의식 칼럼니스트ⓒ일간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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