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02:58 (금)

제주4.3희생자유족들이 국회 앞에서 이를 악물고 삭발식을 통해 강력한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애초 정치권은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올해 결론지어 나가겠다던 국회가 진영싸움으로 나몰라하는 과정에서 국호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4.3유족들은 18일 국회 앞에서 상복을 입고 분노의 '삭발식‘을 진행하면서 국회 등 국내 정치권에 대해 강한 규탄했다.

이날 제주4.3희생자유족회 송승문 회장을 비롯한 유족 등 100여명은 18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상복을 차려입고 4.3특별법이 처리되지 못한데 대해 4.3영령들에게 사죄하는 '4.3 노제'를 지냈다.

특히, 이날 제주4.3유족회의 현영화 제주시지 부회장, 강은택 사업부회장, 김성도 4.3특별법개정특위위원장, 장임학 한경지회장 등 4명이 삭발을 하며 울분을 격하게 토해냈다.

이날 유족회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전하는 성명서를 통해 "문 대통령께서는 '4.3의 아픔은 곧 제주의 국회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해 추념식에 참석했던 각 정당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올해 안에 4.3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노라고 약속을 했다"”며 “그러나 우리 유족들과 도민들이 외침에는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을 일삼고, 서로 남 탓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라며 이들 정치인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올해 저물어가는 마당에 국회가 지지부진한 4.3특별법 개정에는 한 치의 진전도 없이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는 작금의 행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이제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바랄 것도 없음을 알면서도 이렇게 또 다시 국회 앞에 모여 4.3영령들께 제사를 올리며 사죄하고 삭발을 하며 울부짖어야 하는 오늘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제 (4.3문제 해결에)문재인 대통령께서 대답을 해 달라”며 국회말고 청와대가 직접 나설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70주년 추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우리 유족과 도민 그리고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국회를 향해서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역사적 비극을 외면하지 말라', 또한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라'고 한 말씀만 해달라”며 “이제 우리는 결연한 의지와 사즉생의 각오로 또 다시 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고난의 투쟁의 여정을 멈춤 없이 갈 것"이라며 향후 강력한 투쟁에 나설 뜻을 피력했다.

또한, 진영싸움에만 몰두하는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에 대해 “비통함과 절실함을 외치는 저희의 요구를 결코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하루 속히 국회 골방에 처박혀 있는 4.3특별법 개정안을 꺼내 대화의 테이블 위에 올려 부디 심사숙고 하시고 처절한 논의를 거쳐 기필코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압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4.3특별법 개정안이 온전히 처리되어 서초동집회, 광화문집회와 이념정쟁으로 양극화된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켜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며 "부디 4.3특별법 개정이 온건히 이뤄져 인권의 소중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밝혔다.